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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퍼서
2025.03.02

오사카마라톤 대회후기 (긴글주의)


누군가에게 축제였지만 나에게는 참혹한 하루였다.
2025 오사카마라톤 FINISH라인을 통과하고도 우울했다.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둔다. 잊지못할 나의 오사카마라톤-

 

해외런투어로 오사카마라톤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오사카를 위해 허락된 시간은 48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우리 회사 운항 노선에도 인천-오사카 비행편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시간,체력을 아껴보고자 김포발 노선을 선택했다
심지어 이 짧은 노선을 프레스티지석으로 왕복 예매했다
나는 이번에 국가대표의 마음으로 다녀와야지

 

대회 하루 전날 오사카 마라톤 EXPO에서 배번을 받고,
우리 러닝크루 형님들과 만나 목표 기록 사진도 찍고,
완벽한 오사카 마라톤 SUB4프로젝트를 꿈꾸고 있었다.

EXPO에서 짧은 인사를 마치고, 홀로 호텔로 이동했다.
어떤 사전 이슈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핑곗거리 사전 차단-
 

유튜브에 올린 2025 오사카 엑스포 영상을 만들고나니
창밖으로 눈이 내린다. 설마 외부적인 이슈, 설중런인건가?

다섯시를 조금 넘기고 눈이 떠졌다. 긴장한 모양이다.
오사카 마라톤을 위해 만든 대한민국 싱글렛을 챙기고
올블랙을 컨셉으로 꽤나 진지하게 레이스에 임할 생각이었다.

 

시작 시간에는 눈이 오지 않았지만 굉장히 추웠다.
빠른 러너인 A조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한조가 출발할 때마다 조금씩 이동해 G조 차례가 왔다.
오버페이스하지말고 530페이스로 25km까지는 가야지-

생각보다 쉽게 우리 G조 병목은 탈출했지만,
거의 10km까지 앞조 후미와 만나는 구간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멈춰서 가족들과 사진찍는 러너가 많았다.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일본만의 문화인 것 같았다.
사이드로 병목을 탈출하는 내겐 조금 벅찬 장애물이었다.

 

10km부근부터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눈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하프코스까지는 내가 계획한대로 페이스를 끌어갔고
'잘하면 오늘 나 사고치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5Km를 바로 앞에 두고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났다
뒤에서 오던 한국인 아저씨가 도와주셔서 바로 다시 달렸다.
(쥐를 풀다가 들고뛰던 고프로 액정이 깨지고 말았다 OMG)

 

페이스를 조금 늦춰도 SUB4는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래도 열심히 달렸는데 반대쪽 허벅지에도 쥐가 났다.
오른쪽 다리와는 다른 규모의 쥐다.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레이스를 포기하고 싶었는데, 대한민국 싱글렛을 입은 덕에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고 지나가셨다. 다시 가야지-

 

오사카 마라톤의 묘미라 불리는 뷔페 부근(33km)에서
SUB4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던 뒷조 형님, 누님에게 잡혔다
그리고 그새 쥐는 양 허벅지, 다리와 엉덩이까지 올라왔다.
난생처음 경험해보는 느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걷고 뛰고를 반복하다가 4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했다.
그래도 나름 지난겨울을 열심히 보냈는데, 뭐가 문제였지?

원래 당초에는 완주 메달과 피니시 타월을 두르고
오사카성 앞에서 그럴듯한 사진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도저히 그러고 싶은 기분과 날씨가 아니었다. 정말이지, 후.
 

호텔 근처 사우나에 가서 간단하게 씻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의 첫 해외 풀마라톤 2025 오사카마라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우울감….이겨내야해


영상을 남길까 말까 고민하다가 추억이 될까 싶어 만들었다.
내 영상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영상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들은 아주 행복해 보였다. 기록에 상관없이-

다짐했다. 물론 기록도 중요하지만,
나도 앞으로 행복한 달리기를 하기로 -

컨텐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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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후기#🌍해외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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